60대 근감소증 예방법 — 집에서 할 수 있는 근력운동 루틴과 단백질 섭취 가이드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는데, 3층 계단이 갑자기 버겁다는 느낌. 1년 전만 해도 그냥 올라갔던 계단인데. 이런 변화는 대부분 60대 중반에서 70대 사이에 슬며시 시작된다. 무릎이 아파서가 아니라, 그냥 다리에 힘이 없는 것이다. 체중은 그대로인데 몸이 무거워진 것 같은 느낌. 그게 근육이 빠진 신호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조용히 사라진다

근육량은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줄기 시작하고, 60대부터는 그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진다. 운동을 전혀 안 하는 경우, 10년 단위로 전체 근육의 8~15% 정도가 줄어드는 편이다. 이 현상을 ‘근감소증(Sarcopenia)’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게 눈에 잘 안 보인다는 점이다. 체중이 그대로여도 근육이 빠지고 지방이 늘 수 있다. 거울 앞에서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데, 어느 날 계단이 힘들고 페트병 뚜껑을 돌리는 게 빡세진다면, 이미 근감소가 꽤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근감소는 단순히 체력 저하로 끝나지 않는다. 낙상 위험이 올라가고, 낙상이 생기면 골절로 이어지며, 골절 이후 회복이 더디면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 사이에 또 근육이 빠진다. 이 악순환이 노인 건강 악화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실제로 낙상 이후 거동이 크게 줄면서 급격히 쇠약해지는 사례를 주변에서도 많이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걷기 운동만으로는 근육이 유지되지 않는다

공원에서 하루 한 시간씩 꾸준히 걷는 어르신들을 자주 본다. 분명히 좋은 습관이다. 그런데 걷기는 유산소 운동이지, 근력 운동이 아니다.

근육을 유지하거나 늘리려면 근육에 일정 수준 이상의 저항, 즉 부하가 걸려야 한다. 평지를 편안하게 걷는 것으로는 그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 걷기는 심폐 기능을 지키고 체중을 조절하는 데는 나름 좋은 반면, 허벅지나 엉덩이 근육의 실질적인 유지에는 한계가 있는 편이다.

그렇다고 걷기를 그만두라는 뜻이 아니다. 걷기는 계속하면서, 거기에 근력 운동을 추가하는 방식이 맞다. 둘은 목적이 다른 운동이다. 흔히 걷기만 열심히 해도 근육이 유지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유산소와 근력 두 가지를 함께 챙겨야 한다.

고령층에게 잘 맞는 근력 운동 세 가지

헬스장이 부담스럽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장비가 없어도 되는 운동들이라 접근 문턱이 낮다.

의자 스쿼트(chair squat): 의자에서 일어서고 앉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허벅지 앞뒤와 엉덩이 근육을 쓴다. 일어서다 무릎이 아프다면 팔걸이를 살짝 짚어도 된다. 무릎 통증이 생기는 각도를 피해 동작 범위를 줄이면 된다. 처음에는 5회부터 시작해도 된다.

벽 팔굽혀펴기(wall push-up): 벽에 양손을 짚고 팔굽혀펴기 동작을 하는 것이다. 상체, 특히 팔과 가슴, 어깨 근육을 쓴다. 바닥에서 팔굽혀펴기가 어려운 분들도 벽에서는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편이다. 벽과의 거리를 멀리할수록 강도가 올라간다.

탄성 밴드 운동: 고무줄 형태의 탄성 밴드는 1~2만 원대에 살 수 있다. 앉아서 당기는 동작만으로도 허리와 등, 어깨 근육을 쓸 수 있다. 관절 부담이 적어서 무릎이나 고관절에 문제가 있는 분들에게도 잘 맞는 편이다. 처음엔 저항이 낮은 것부터 시작해서 익숙해지면 강도를 올리면 된다.

이 세 가지를 조합하면 상체·하체·코어를 고루 쓸 수 있다. 집 거실에서, 심지어 TV를 보면서도 할 수 있다.

얼마나 자주, 어떻게 운동할까

근력 운동은 매일 할 필요가 없다. 주 2~3회, 하루 20~30분이면 충분하다. 오히려 매일 하면 근육 회복 시간이 부족해서 효과가 줄어드는 셈이다.

중요한 건 강도다. 운동하는 동안 ‘좀 힘들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힘이 전혀 안 드는 수준이면 근육에 자극이 충분히 가지 않는다. 반면 다음날 관절이나 인대가 아프다면 너무 과하게 한 것이다. 근육 뻐근함은 괜찮지만, 관절이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신호다.

루틴 예시를 들면 이렇다. 월·수·금 오후에 25분씩 운동한다. 의자 스쿼트 10회 3세트 → 벽 팔굽혀펴기 8회 3세트 → 누워서 다리 들기 10회 3세트. 세트 사이에 1분씩 쉰다. 처음에는 횟수를 줄여서 시작하고, 3주 정도 지나면 슬며시 횟수나 세트를 늘려가는 방식이 부상 없이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다.

시간대는 오후가 은근 유리한 편이다. 체온이 올라 있고 관절이 어느 정도 풀려 있어서 아침보다 부상 위험이 낮다. 물론 본인이 지속하기 쉬운 시간대가 최우선이다.

운동 전후에 챙겨야 할 것들

무작정 시작하는 것보다 몇 가지를 미리 확인하면 훨씬 안전하게 이어갈 수 있다.

관절 상태 확인: 무릎이나 고관절에 이미 통증이 있다면, 운동 시작 전에 정형외과에서 한번 확인받는 편이 낫다. 어떤 동작을 피해야 하는지 알고 시작하면 오히려 안전하게 오래 할 수 있다. 통증을 참으면서 운동하면 부상만 키운다.

워밍업: 근력 운동 전에 5분 정도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한다. 냉근육 상태에서 바로 힘을 쓰면 근육이나 인대에 부담이 간다. 특히 아침에 운동하는 경우엔 워밍업에 시간을 더 쓰는 게 낫다.

수분 보충: 운동 중에 물을 마시는 게 어색하게 느껴지는 분들이 꽤 있다. 그런데 고령층은 갈증 신호가 둔화되는 편이라, 목마름을 느끼기 전에 미리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운동 전에 한 컵, 끝나고 한 컵이 기본이다.

운동 후 단백질 섭취: 운동 후 1~2시간 안에 단백질이 들어가야 근육 회복이 잘 된다. 운동하고 나서 밥만 먹고 끝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데, 두부·달걀·닭가슴살 같은 단백질 식품을 한 가지 이상 곁들이면 운동 효과를 훨씬 잘 살릴 수 있다.

단백질은 얼마나, 어떻게 챙겨야 할까

근력 운동을 해도 단백질이 부족하면 근육이 잘 안 붙는다. 오히려 근육을 분해해서 에너지로 쓰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운동은 하는데 단백질을 못 챙기면 헛고생이 되는 셈이다.

고령층의 단백질 필요량은 일반 성인보다 높다. 근육 합성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같은 양을 먹어도 젊었을 때보다 근육으로 잘 전환되지 않는다. 실제로 어르신들이 밥 위주로 식사하고 단백질 반찬을 조금씩만 드시는 경우가 은근 많다.

체중 1kg당 하루 1.2~1.5g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기준이다. 체중 60kg이라면 하루 72~90g이다. 닭가슴살 100g에 단백질이 약 23g이니, 세 끼에 나눠서 단백질 식품을 챙겨 먹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다.

한 번에 몰아서 먹는 것보다 세 끼에 고르게 나눠 먹는 게 근육 합성에 더 유리하다. 아침에 달걀 2개, 점심에 두부찌개나 콩 반찬, 저녁에 생선 한 토막처럼 끼니마다 단백질 식품 하나씩 의식적으로 놓아두는 방식으로 시작하면 된다. 비싼 보충제보다 이 방법이 훨씬 지속하기 쉬운 편이다. 물론 식욕이 줄어드는 어르신들은 한 끼를 억지로 늘리기보다, 간식으로 요거트나 치즈 한 조각을 끼워 넣는 방법도 생각보다 잘 맞는다.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 하나를 고르라면, 의자에서 일어섰다 앉기 10번이다. TV 볼 때, 밥 먹고 나서, 양치 기다리는 동안. 횟수보다 꾸준함이 먼저다. 거창하게 시작하면 사흘을 못 넘기는 경우가 많다. 작게 시작해서 몸이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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