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vs 렌즈, 눈 건강에는 뭐가 더 나을까? 안과 가기 전에 알아둘 것들

아침마다 반복되는 그 고민

출근 준비하다 보면 매번 같은 갈림길에 선다. 안경을 쓸까, 렌즈를 낄까. 안경은 편하긴 한데 마스크 쓰면 김이 서리고, 렌즈는 깔끔한데 저녁만 되면 눈이 뻑뻑하다. 외모 때문에 고르는 사람도 많지만, 솔직히 눈 건강 측면에서 어떤 게 나은지 제대로 따져본 적은 별로 없다. 안과에서도 “편한 거 쓰세요”라고만 하니까 더 헷갈린다. 근데 실제로 장기간 사용했을 때 눈에 미치는 영향은 꽤 차이가 난다. 10년 넘게 둘 다 번갈아 써온 입장에서, 안과에서 들은 얘기와 직접 체감한 것들을 정리해봤다.

각막 건강부터 차이가 난다

렌즈를 끼면 각막 위에 얇은 막이 하나 더 올라가는 셈이다. 당연히 산소 투과율이 떨어진다. 요즘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가 산소 투과율을 많이 높였다고는 하지만, 안경처럼 각막이 공기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실제로 렌즈를 오래 낀 사람들의 각막 내피세포 수를 측정해보면 안경만 쓴 사람보다 적은 경우가 꽤 있다. 각막 내피세포는 한번 줄면 다시 안 늘어나는 세포라서, 이게 쌓이면 나중에 시력 교정 수술을 받고 싶어도 못 받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근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안경이라고 무조건 각막에 좋은 건 아니다. 안경알이 오래돼서 코팅이 벗겨졌거나 도수가 안 맞는 상태로 오래 쓰면, 눈이 무리하게 초점을 잡으려고 해서 오히려 피로도가 올라간다. 2~3년에 한 번은 시력 검사를 받고 렌즈를 교체하는 게 맞다.

안구건조증, 렌즈가 확실히 불리하다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는 직장인이라면 이미 눈이 건조할 확률이 높다. 여기에 렌즈까지 끼면 건조함이 배로 체감된다. 렌즈가 눈물층의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증발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프트렌즈가 이런 현상이 심한 편이다. 오후 3~4시쯤 되면 눈이 충혈되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사람이 많은데, 이게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렌즈로 인한 건조증 신호인 경우가 흔하다.

안경은 이 부분에서 확실히 유리하다. 눈물층을 건드리지 않으니까. 오히려 바람이 직접 눈에 닿는 걸 안경이 어느 정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건조증이 이미 있는 사람이라면 렌즈 착용 시간을 하루 6~8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인공눈물을 2시간마다 넣는 습관을 들이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다. 주변에서도 렌즈 끼는 날이면 인공눈물을 서너 개씩 들고 다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감염 위험은 관리 습관에 달렸다

렌즈 관련해서 안과 의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감염이다. 각막궤양이나 결막염 같은 질환이 렌즈 착용자에게서 훨씬 자주 발생한다. 원인은 대부분 관리 부실이다. 렌즈를 낀 채로 잠들거나, 세정액 대신 수돗물로 헹구거나, 사용 기한이 지난 렌즈를 계속 쓰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하다. 특히 컬러렌즈는 산소 투과율이 일반 렌즈보다 낮아서 감염에 더 취약한 편이다.

안경은 이런 감염 위험이 거의 없다. 눈에 직접 닿지 않으니까 당연한 얘기다. 다만 안경테 코받침 부분에 세균이 번식하는 경우는 있어서, 가끔 중성세제로 닦아주는 게 좋다. 렌즈를 쓰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이것만은 지키자. 렌즈를 만지기 전에 손을 반드시 씻고, 케이스는 3개월마다 교체하고, 절대 물에 닿은 손으로 렌즈를 만지지 않는 것. 이 세 가지만 해도 감염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시력 교정 효과는 렌즈가 한 수 위

눈 건강 하면 보통 “눈에 나쁜 거 피하기”만 생각하는데, 시력 교정의 질도 눈 건강에 포함된다. 이 부분에서는 렌즈가 안경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 안경은 눈에서 약 12mm 떨어진 곳에 렌즈가 위치하기 때문에 주변부 왜곡이 생긴다. 고도근시일수록 이 왜곡이 심해서 어지러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반면 콘택트렌즈는 각막 위에 바로 올라가니까 시야 전체가 균일하게 교정된다.

난시가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안경으로 난시를 교정하면 사물이 약간 기울어 보이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토릭 렌즈를 쓰면 이런 현상이 훨씬 덜하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체감이 클 텐데, 안경은 격한 움직임에 흘러내리면서 초점이 자꾸 어긋나는 반면 렌즈는 눈동자와 함께 움직이니까 시야가 안정적이다. 왜 운동선수들이 거의 다 렌즈를 쓰는지 이유가 있는 셈이다.

나이대별로 추천이 달라진다

20대라면 솔직히 렌즈를 써도 큰 문제가 없다. 눈물 분비량도 충분하고 회복력도 좋은 나이니까. 다만 하루 착용 시간은 지키는 게 좋다. 10대 후반부터 렌즈를 시작한 사람이 30대 중반에 건조증으로 렌즈를 못 끼게 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꽤 봤다. 젊을 때 무리하면 나중에 선택지가 줄어드는 거다.

30~40대부터는 눈물 분비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들면서 렌즈 착용이 점점 불편해진다. 이 시기에는 평일에 안경, 외출이나 운동할 때만 렌즈를 쓰는 식으로 비율을 조절하는 게 현실적이다. 원데이 렌즈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관리할 필요도 없고 위생적이니까. 가격이 부담되긴 하지만, 눈 건강을 생각하면 가성비가 나쁘지 않다. 50대 이상이라면 노안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또 달라지는데, 이때는 안과 상담을 통해 다초점 안경이나 다초점 렌즈를 검토하는 게 맞다.

둘 다 쓴다면 이렇게 조합하자

현실적으로 안경과 렌즈를 완전히 하나만 고르기는 어렵다. 상황에 따라 번갈아 쓰는 게 보통이다. 이왕 둘 다 쓸 거라면 눈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조합법이 있다. 먼저 렌즈 착용은 주 5일 이하로 제한하고, 최소 이틀은 안경만 쓰는 날을 만드는 게 좋다. 각막이 쉴 시간을 확보하는 거다.

하루 일과 중에서도 조절이 가능하다. 출근할 때 렌즈를 끼고, 퇴근 후 집에 오면 바로 안경으로 바꾸는 습관이 효과적이다. 잠들기 전에 충분한 시간 동안 안경 상태로 있으면 각막이 쉴 수 있어서 좋다. 렌즈를 끼는 날에는 아이메이크업을 최소화하고, 안경을 쓰는 날에는 눈 주위를 따뜻한 수건으로 5분 정도 찜질해주면 마이봄샘 기능이 회복되면서 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게 은근 효과가 좋은데, 일주일만 해봐도 눈의 뻑뻑한 느낌이 줄어드는 걸 체감할 수 있다.

오늘부터 딱 하나만 바꿔본다면, 집에 들어오자마자 렌즈를 빼고 안경으로 갈아끼는 것. 이것만 습관으로 만들어도 렌즈 착용 시간이 하루 3~4시간은 줄어들고, 그만큼 눈이 편해지는 걸 며칠 안에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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