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제철 먹거리 완벽 가이드 — 지금 아니면 내년까지 못 먹는 것들

주말에 마트를 돌다가 두릅을 집어 들었다. 지난주엔 분명 있었는데 이번엔 코너 한 귀퉁이에 조금 남아있다. 가격도 올랐다. 그냥 지나쳤다가 집에 와서 후회했다. 제철 먹거리는 타이밍을 놓치면 진짜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냉동이나 수입으로 채워지긴 하지만, 맛이 완전히 다른 음식이다. 5월 지금, 딱 지금만 살 수 있는 것들을 정리했다.

두릅, 지금 이번 주가 거의 마지막이다

두릅은 창이 좁다.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잘해봐야 2~3주다. 그 안에 새순이 올라오고, 조금만 늦어지면 잎이 펴지고 질겨진다. 마트 채소 코너에서 초록 새순이 뾰족하게 모여있는 것들이 보이면 그게 두릅이다. 손으로 집어보면 단단하고 끝이 아직 오므라져 있는 게 좋은 것이다.

조리는 단순할수록 맛있다. 끓는 물에 소금 넣고 30초~1분 데친 다음 찬물에 바로 헹궈서 초고추장 찍으면 끝이다. 오래 삶으면 특유의 향이 날아간다. 고기 쌈 재료로 같이 올리면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데, 이걸 아는 사람은 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마트에서 파는 두릅은 대부분 참두릅이나 땅두릅이다. 산두릅은 향이 훨씬 강하고 가격도 높다. 어떤 게 낫다기보다 처음이라면 참두릅으로 시작하는 게 무난하다. 지금 안 사면 진짜로 올해 끝이다.

딸기는 사실 5월 중순이 진짜 마지막이다

딸기 제철이 4월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국내산을 괜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시기는 5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그 이후로는 수입산이 채워지거나, 국내산이 있어도 맛이 확 떨어진다. 더위가 오면 딸기가 빠르게 물러지고 당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요즘 마트에선 설향이 주력이고, 죽향이나 킹스베리는 조금 더 비싸지만 향이 다르다. 솔직히 설향도 제대로 익은 건 충분히 달다. 고를 때는 꼭지 색이 선명한 초록이고 과육이 전체적으로 붉은 것을 고른다. 끝만 붉고 위쪽이 흰 건 맛이 덜 든 것이다.

냉장 보관할 때 씻지 않은 채로 종이 타월 깔고 한 층씩 담아두면 3~4일은 버틴다. 씻은 뒤 보관하면 하루 만에 물러진다. 식후보다 식간에 먹는 편이 소화에 낫고, 비타민 C가 꽤 높아서 따로 영양제 챙기는 것보다 흡수가 잘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주꾸미 시즌, 5월 초가 올해 마지막이다

봄 주꾸미 하면 3~4월을 떠올리는데, 5월 초까지는 살이 찬 개체들이 나온다. 산란 시기가 끝나면 식감이 달라지니, 지금이 사실상 올해 마지막 타이밍이다. 마트보다 전통시장에서 사면 신선도 차이가 나는 편이다.

볶음으로 먹을 때는 불을 세게 해서 빠르게 익히는 게 핵심이다. 2~3분 이상 볶으면 고무처럼 변한다. 샤부샤부나 솥뚜껑 구이로 먹는다면 30초~1분이면 충분하다. 손질이 번거롭다면 마트에서 이미 손질된 것을 사면 된다. 의외로 어렵지 않다.

칼로리는 낮고 단백질이 꽤 되는 편이라 다이어트 식재료로도 자주 쓰인다. 타우린 함량이 높다고 해서 피로 회복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해산물 많이 먹은 날 다음 날이 실제로 덜 피곤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개인차가 있다.

멍게, 지금 아니면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한다

멍게는 3월부터 6월 사이가 제철이고, 그 중에서도 4~5월이 피크다. 비제철에 먹으면 쓴맛이 강하고 식감도 다르다. 제철에 신선한 걸 먹으면 특유의 바다 향이 달달하고 상쾌하다. 처음 먹는 사람이라면 지금이 입문하기 좋은 시기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초고추장 없이 그냥 먹어보는 것이다. 멍게비빔밥도 생각보다 쉽다. 밥 한 공기에 참기름, 김, 깨 약간에 멍게 올려서 비비면 된다. ‘이게 이렇게 잘 어울리나’ 싶을 것이다.

껍질 벗겨진 팩 제품을 살 때는 물이 맑은지 확인하는 게 좋다. 물이 탁하거나 냄새가 심하면 신선도가 떨어진 것이다. 통째로 파는 멍게는 색이 선명한 주황빛이고 만졌을 때 탄탄한 것을 고른다.

봄나물, 5월엔 이 세 가지가 남아있다

쑥, 냉이, 달래는 4월에 피크를 지났다. 5월에도 품질이 유지되는 봄나물은 참나물, 취나물, 방풍나물이다. 이 세 가지는 5월 말까지도 나쁘지 않다.

참나물은 된장찌개에 넣거나 무침으로 먹으면 꽤 잘 어울린다. 생으로 쌈 채소 대신 써도 된다. 취나물은 데쳐서 들기름과 국간장으로 간하면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방풍나물은 전으로 부쳐 먹으면 입문하기 쉽다.

데칠 때 소금을 조금 넣으면 색이 더 선명하게 유지된다. 데친 뒤 찬물에 바로 헹구는 것도 중요하다. 이 두 가지만 지켜도 집에서 해먹는 봄나물이 확 달라진다. 사온 날 바로 먹는 게 좋고, 다음 날까지 놓아두면 풋내가 강해진다.

마트에서 지나치기 쉬운 5월 제철 식재료

봄 양파는 5월이 핵심이다. 햇양파라고도 부르는데, 저장 양파보다 수분이 많고 맵지 않다. 생으로 썰어도 눈이 덜 맵다. 고기 재울 때 넣으면 고기가 훨씬 부드럽게 되고, 샐러드에 생으로 써도 쓴맛 없이 단맛이 난다.

완두콩도 지금이 제철이다. 생완두콩을 까서 밥에 넣어 완두콩밥을 해먹는 방법이 있는데, 냉동 완두콩이랑 맛이 완전히 다르다. 모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밥에 넣을 때 잠깐 소금물에 담가뒀다가 쓰면 식감이 더 살아난다.

5월 말이 되면 햇감자도 나오기 시작한다. 이게 나오면 그냥 쪄서 소금 찍어 먹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껍질이 얇고 포슬포슬하며, 저장 감자보다 당도가 높다. 굳이 뭔가 더할 필요가 없다.

오늘부터 딱 하나만 해보자면 — 다음에 마트 가면 참나물이나 취나물 한 봉지 집어오는 것이다. 데쳐서 들기름에 무치는 데 10분도 안 걸린다. 제철 먹거리를 챙기기 시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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